Chungmok Museum of Art
눈과 마음을 밝히는 빛,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청목미술관 개관 기념
『석전(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다』展
[부제-구름 헤치면 푸른하늘(披雲覩靑天)]
[전시일정 : 2021. 06. 05 (토) ~ 2021. 06. 27 (일)]
[전시장소 : 청목미술관 전시실 (청목빌딩 1층)]
○ 2021년 2월 설립된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사장 박형식)은 팔달로에 위치한 청목빌딩 1층에 청목미술관(제1종 등록미술관)을 설립하고, 2층에는 청목갤러리(상업갤러리)를 조성하여 이 지역의 시각예술·문화의 진흥과 창달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개관전은 미술관의 정체성과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입니다. 청목미술관은 앞으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포괄적으로 다루고자 하며, 또한 전문인은 물론 동호회, 어린이, 학생 등 일반인으로 전시 및 문화행사 주체의 범주를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은 개관을 기념하여 2021년 6월 5일부터 6월 27일까지 『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다』展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 지역 출신으로 한국서예계의 巨木이신 石田 황욱 선생의 위대한 작업세계를 기리는 회고전입니다.
○ 전시 작품은 석전 선생의 자제이신 유당 황병근 회장께서 소장하신 대작 병풍 1점과 전지 2~3매 종액과 횡액의 대서(大書) 및 대작(大作) 위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200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개된 이후 20여 년 동안 대중이 접할 수 없었던 미공개 신작에 가까운 작품들로, 이번 선생의 고향인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 이번 전시의 배경에는 石田 선생이 독보적인 서체와 악필법(握筆法) 등으로 훌륭한 작품 세계를 이룩했으나, 국립전주박물관 선생의 기념실 외에, 오래 조명되지 않았던 선생의 전시회를 열망하는 애호가들의 마음이 반영되었습니다. 전시회의 부제인「구름 헤치면 푸른 하늘 (披雲覩靑天-피운도청천)」은 이번 전시 작품으로, 사상 최대의 악재로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 石田 선생은 일평생을 통하여 한학을 수학하고 정신문화와 예술 사유의 기반이 되는 서예에 정진하였으며, 중국 명필의 여러 서체를 섭렵하신 후 깊이 있는 서(書)의 세계 탐구에 전념하셨습니다. 특히 신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수(右手) 및 좌수(左手) 악필법(握筆法)으로 이루신 뛰어난 작품 세계는 역대 서법과 기교를 뛰어넘은 득도(得道)의 경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이번 전시에는 대한민국에 대한 긍지(東國金剛出 中原五嶽低)와 우리 지역의 나라 사랑(若無湖南是無國家)을 담은 작품을 선보입니다. 또한 예로부터 단군신화의 주요 무대요 한민족의 발상지이며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는 백두산과, 금강산 관련 작품,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에서는, 온몸으로 한 세기 격랑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선생이 가슴에 품었을 역사의 한(恨)과 호국에 대한 염원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져 옵니다.
○ 이번 전시에서는 또한 역경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으로, 통달하는 것과 자신의 참모습 찾는 것의 중요성(達, 霜菊, 松栢難爲桃李顔) 그리고 관계와 연대의 소중함 등을 전하는 작품(泰和, 寬仁厚德, 篤志, 不痴不聾, 伴鶴友鹿)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금강산의 사계절 별칭(金剛, 蓬萊, 楓嶽, 皆骨)과 피운도청천(披雲覩靑天) 작품은, 우리가 동일한 본질이나 현상을 인지하면서 그 안의 내밀하고 세심한 차이를 음미하는 풍요로운 미감으로 다양한 관점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삶에 활력을 주고 뜻밖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점을 깨우쳐 줍니다.
○ 石田 선생의 작품 세계는 시(詩), 서(書), 악(樂)을 포함한 육예(六藝)와 인문학(人文學)의 보고(寶庫)이기도 합니다. 이는 코로나를 위시하여 참으로 험난한 어려움에 처한 우리에게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식을 암시합니다. 오늘날은 가상과 현실의 혼재, 인간과 AI(기계)의 병존 같은 크고 작은 변화들이 우리를 당혹하게 하는 한편, 아주 오래된 고전이나 매체 및 전통의 일부는 또 현재 상황과 적확(的確)하게 들어맞기도 합니다. 석전 선생의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삶에서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것과 한결 같이 변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주의를 기울이며 정진하는 데 대한 사유와 통찰을 제공합니다. 선생은 겉보기에 돌밭(石田)을 지나오신 것 같지만, 다른 차원의 내면에서는‘잠시도 떠날 수 없는 도(道)’라는 꽃길을 걷는 혜안을 깨우치신 듯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생의 독창적이고 신묘한 경지의 예술혼이 주는 계시가 감상자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문자, 정신, 조형, 몸 감각(妙와 神)이 절묘하게 융합된 오래된 예술매체 서예의 세계는 참으로 존귀한 유산으로, 그 가치를 가늠하는 일은 짧은 언어로는 불가한 일입니다. 石田 선생은 글의 배열, 농묵, 붓 누름의 강약과 무겁고 가벼움, 붓놀림의 빠르거나 느림, 비례와 균형, 글자의 두께, 크기의 능수능란함에 있어 자유롭고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했으며, 서체를 함께 혼합하여 조화와 변화를 구사한 걸출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최적의 공간을 택하는 나뭇가지, 바람 한 자락, 흐르는 물줄기, 쏟아지는 폭포수의 물방울, 무심하게 떠가는 구름 한 조각을 연상시키는 선생의 운필을 대하면 철학과 미학, 그리고 조형성을 포함한 서예의 제 요소를 초월한 경지, 모든 대조되는 범주를 무경계로 넘나드는 커다란 경지에 도달한 石田 선생만의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선비가 가진 기개, 정신, 혼을 반영하는 어떤 높은 지침조차도 넘어서는 놀라운 부분입니다.